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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롤란트 슐츠 - 죽음의 에티켓

by DreamFinder.M 202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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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계기>

아주 오래된 기억의 책이다. 언제 구매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서점에 들러 구매한 기억이 있다.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샀는데 그때는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책의 냄새가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계속 방치되어 있던 책을 드디어 꺼내보게 되었다. 뭔가 계속 끌리는 느낌이었달까? 철학 책을 한참 읽다가 '지루해서 꺼내든 책'임을 숨기지는 않겠다. 나는 죽음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품고 살았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죽는다는건 뭘까? 라는 고민을 끈임없이 했었고 그 단순한 호기심에 정말 죽어보고 싶다라는 이상한 감정까지 들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남아 있는 생을 잘 살고 죽을 때 잘 죽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때는 그랬다. 정말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죽고 싶다고 커밍 아웃을 한 적은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쯤 그날도 어김 없이 부모님은 부부싸움 중이셨고 그 모습이 너무 싫어 죽고 싶다고 소리쳤던 기억이 있다. 그 말을 듣고는 부모님 둘 다 달려왔고 아빠는 나에게 매우 충격적인 말을 했다. 엄마한테 "얘 상담 언제 보내?"라고 했다. 마치 나한테 잘못이 있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그 말은 사실 아직도 나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그랬던 탓이었을까.. 난 가정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악마같은 할아버지, 내 잘못으로 몰고 간 아빠의 그런 성격들을 배워서 였을까.. 중학교 때는 아주 심하게 왕따를 당했다. 그 때도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참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나 두렵고 무지의 세계에 있는 '죽음'이라는 단어는 너무 낯설고 멀게 느껴진다. 이 책은 그런 죽음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내용>

 

이 책의 저자인 '롤란트 슐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죽음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은 그를 도서관으로 보낸 듯 하다. 당시에는 죽음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나 논문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 해서 이기도 하지만 사실 죽음은 완전한 미지의 세계이다. 사람들은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 신에 대한 믿음, 구원이 된다는 믿음, 완전히 무로 돌아간다는 믿음 등 많이 믿음을 가지고 산다. 결국 종교라는 것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죽음의 과정을 아주 세세하게 설명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하다. 유언장, 보험, 사후 시체 처리방안 등 아주 많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알려 준다. 언제 죽을지 모르니 말이다.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할게 없기에. 그저 살 때까지 살고 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한 죽음이다. 얼마나 행운인가! 교통사고, 추락사, 질식사, 고독사 등 운이 없는 죽음이 널린 세상에 그저 가족들이 주변에 있고 많은 지인들이 있는 곳에서 죽는 다는 것은 매우 행운인 일임에는 분명하다. 

 

죽음은 잊혀짐과도 같을 것이다. 죽음이라는 것은 단순히 숨이 멎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서 잊혀진다는 그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순히 숨이 멎는다고 해서 죽음으로 인정되지도 않는다. 사회적으로는 사망신고서까지 작성이 되어야 그제서야 죽음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사망신고서가 나오고 육체가 없어진다면 죽음인가? 이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앞서 말했 듯이 죽음은 잊혀짐과도 같다. 나의 죽음은 죽음 이후로 끝이지만(죽는다는 두려움 조차도 죽으면 끝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끝이 아니다. 그들의 기억 속에 당신을 만지던 감각, 냄새, 생김새, 생전 고인의 젊은 모습,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이 남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죽은 것인가. 그렇다. 죽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체적으로 죽음에 다다라 더 이상 심장이 뛰지 않고 뇌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고 근육이 굳고 화장을 해서 육체와 뼈까지 전부 없어진다한들 당신은 기억될 것이다. 계속해서 기억되다가 더 이상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갔을 때 당신은 비로소 완전한 영적인 죽음에 다다른다.

 

이 책은 죽어가는 과정과 사후 당신이 잊혀지는 모든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 죽음에 대한 이렇게 자세하게 나온 책은 없을 것이다. 죽음은 두렵다. 두렵지 않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기에 또 타인의 죽음을 기억하기에 그 위에서 살고 있다. 죽은 자들에 대한 예의와 경외심을 갖고 자신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전달하는 이 책을 추천한다.

 

<느낀 점>

P.43 중 - 장례식은 사실 당신을 위한 게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장례식은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한 의식입니다.

장례식의 주인공은 나이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저 타인의 슬픔을 바라보는 시선에 불과하다. 애초에 바라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를 위해 슬퍼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죽게 되면 나는 어떻게 기억이 될 것인가?'를 살아 있는 이 시점에 생각해 보아야 한다.

 

P.46 중 - 하지만 죽음은 이 두려움마저 당신에게서 곧 거둬 갈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죽음은 그 죽음 자체에 대한 생각마저 거둬 간다. 죽음은 그런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고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게 만드는 그저 자연으로 돌아감을 우리는 인식하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P.49 중

서른부터 심장의 힘이 점점 약해집니다.

마흔부터는 근육의 탄력성을 잃습니다.

쉰부터 뼈의 밀도가 낮아집니다.

예순부터는 평균적으로 치아의 3분의 1이 빠집니다.

일흔부터는 두개골 속의 뇌가 줄어듭니다.

 

이 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제발 최대한 죽기 전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서른부터 심장의 힘이 약해진다니... 삼십대에 접어 들면 쳬력이 없어진다는게 사실이었다... 지금이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

 

P.69 중 - 제일 먼저 사라지는 감각은 후각인데, 죽는 순간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라지기 시작해서 미각과 함께 없어집니다. 이제 맛있는 것이라곤 없습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나서야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 매번 밥맛이 없으시다며 맛있는 고기도, 생선도 그 무엇도 잘 안드신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계속 마음이 아프다. 좀 잘 드셔야 힘이 날텐데 말이다. 밥을 안먹으니 힘이 없고 힘이 없으니 조금만 뭘 해도 지치고 지치니 드러눕게 된다. 이는 너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후각과 미각을 잃어가니 맛있는게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당연한 자연의 수순이니 말이다. 그저 안타까울뿐 그걸로 슬퍼하거나 짜증내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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