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이기적 유전자. 그 이름만 들어도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자연의 집단선택론이 만연했다. 그 때 도킨슨 박사의 이기적 유전자론이 등장하게 된다. 그의 논리는 가히 놀라운 전파력이었다. 지금은 그의 유전자론이 종의 진화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정설로 그 문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마 다른 엄청난 과학적 이론이 나오지 않는한 그의 이론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인간은 모두 이기적인 존재다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런 제목에 안끌릴 수가 없었다.
<내용>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들은 유전자의 생체 기계에 불과하다. 그러니깐 유전자의 노예이다. 이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과연 우리는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과연 우리는 우리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유전자의 엄청난 힘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자연 생태계에 있는 어떤 동물(여기선 뻐꾸기를 예로 들겠다.)들의 행동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가.
뻐꾸기는 놀라운 동물 중 하나이다. 뻐꾸기는 자신의 알을 탁란하여 양부모가 자신의 새키를 키우게끔 한다. 뻐꾸기의 새키는 다른 알들보다 먼저 태어나 다른 알들을 그 작은 체구로 밀어내어 땅으로 떨어트려 버린다. 그리고서는 양부모의 먹이를 독차지하며 성장한다. 이런 경우는 뻐꾸기의 한 종류의 예에 불과하지만 해당 상태를 통해 유전자의 선택을 설명해보려 한다. 뻐꾸기의 탁란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유전자(이하 탁란 유전자라고 하겠다.)가 발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자신의 아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낳아 기르는 유전자는 개인적인 면으로보나 그 종 자체로 보나 뻐꾸기의 탁란보다는 손해일 것이다. 그러니깐 이기적인 유전자에 의해 뻐꾸기는 탁란 유전자를 발전시킨 것이다. 그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여기서 잠시 알고 가야할 것이 있다. 유전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처럼 표현될 수 있으나 그것은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자연적인 선택에 의해 그렇게 된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지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게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뻐꾸기의 이러한 유전자에 대항하기 위해 다른 종의 양부모새는 어떤 대항을 할 수 있겠는가. 뻐꾸기의 알은 자기 새끼의 알보다 조금 더 크고 색깔도 조금 다르다. 바로 이런 것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진화해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뻐꾸기는 이에 대항하여 자신의 알을 더 작고 색깔도 바꾸어 자신이 탁란하고자 하는 둥지의 새의 알을 최대한 비슷하게 낳을 수 있도록 유전자가 자연선택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뻐꾸기가 잘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자연선택에 의해 아직까지 뻐꾸기의 탁란을 구별할 수 있는 더 나은 유전자가 탁란의 당하는 양부모새에게 발현이 안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진화는 한 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00년, 200년 혹은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결국 바뀌어 뻐꾸기의 이기적 유전자가 자연선택을 받지 못해 멸종할 수도 있다.
대략적이게 유전자의 자연선택적인 면을 보았다. 자세히 파고들자면 훨씬 복잡한 내용이 될 것이고 이 내용을 한 번의 블로그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진정으로 궁금한 것. 인간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를 두고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만약 인간이 이기적 유전자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유기적인 생체 기계라면 우리는 이미 어떤 본능에 의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자식을 낳고 종의 번영을 위해서만 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인간을 이토록 번영하도록 만들었는가. 그것은 바로 '밈'이다. 문화의 자연선택을 도킨슨 박사는 이런 멋진 말로 함축했다.
우리는 밈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정의를 하지 않고 사용해 왔다. 보통 SNS라는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유명한 무언가?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밈은 모방이라는 방법을 통해 사람들 뇌에서 뇌로 전파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문화적 유전자의 총칭이다. 예를 들면 종교, 신, SNS 등이 밈의 한 종류이다. 그러니깐 사실 밈은 인간생에 있어 거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종교를 보면 좀 더 이해가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맹목적인 믿음에서 나온 신이라는 개념과 종교라는 개념은 누군가에게 전파된다. 때로는 지옥불이라는 공포를 심어 그것을 전파하는데 이용한다. 그것이 바로 밈이다. 자연 선택에 의해 없어진 문화도 존재하지만 우리가 지금 현재 믿고 있는 것들이나 그렇다고 당당하게 인정되는 것들은 모두 밈이다.
유전자와 닮아 있지 않은가. 밈이 사람의 뇌에서 뇌로 퍼지는 것이 유전자가 자연선택으로 이기적인 유전자가 계속해서 유전자 스푸 속에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진화하는 것이 너무나 닮아 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특별한 이유이다.
결국 도킨슨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유전자의 형태를 사람에 빗대어 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는 유전자 한 개만으로 살 수 없다. 그것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공생관계, 사람이 서로 부대끼며 사는 것처럼 한 개인의 사상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듯이 우리는 결국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느낀 점>
P. 177 - 여기서 벌어지는 것은 이기는데 익숙해진 개체는 계속해서 이기고, 지는 데 익숙해진 개체는 정해 놓고 지기만 하는 것뿐이다.
나는 이 문장을 보며 단순히 유전자의 이야기로 보지 않았다. 내가 느낀점들은 결국 인간의 시점에서 바라본 것이기에 이를 토대로 이야기하겠다. 우리는 한 번 이기기 시작하면 지는 법은 까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반대도 물론 존재한다. 그러니깐 한 번 지고, 두 번 지고 여러번 진다고 해서 '나는 이번에도 질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은 딱 봐도 뭔가 손해다. 우리는 익숙함에 속아 더 나은 방향을 두고 못 본채하며 두려워 한다. 새로운 발전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P. 276 - 자식에게 사기 행위를 하게 하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아주 이기적이고 악하게 사기 행위를 한다면 분명 그 개인에게는 이득일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여 사기 행위를 모두가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우리는 그런 이기적임이 있기에 이타주의를 가르쳐야 한다. 인간의 본성이 악하고 이기적이다하여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사회라면 우리는 파멸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P. 364 - 당신이 내 머리에 번식력 있는 밈을 심어 놓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당신이 내 뇌에 기생하는 것이다.
가령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 이라는 밈은 인간에 의해 인간의 뇌에서 뇌로 퍼지는 엄청난 생명력과 기생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믿음과 사상은 그렇게 진화해 온것이다.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의 경우 아마 그 믿음을 처음으로 전파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결국에는 누군가에 의해 이 세상에 살아있게 될 밈이라는 생각이든다. 결국 존재해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P. 378 -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어떤 동물이나 식물을 봐도 그것들만의 맹목적인 존재 이유가 있다. 번식이나 생존과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본능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이타주의를 가장한 이기적 유전자마저 거스를 수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나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는 그 어떤 것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항상 조심하고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 428 - 흡혈박쥐는 기분 좋은 새로운 신화, 즉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신화의 선봉이 될 수 있다. 흡혈박쥐는 이기적 유전자에 지배되면서도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이 될 수 있다는 따뜻한 생각을 퍼뜨릴 수 있을 것이다.
흡혈박쥐는 근연도에 의하면 전혀 상관 없는 사냥에 실패하여 배고픈 형제들이나 친척들, 이웃들에게 자신이 가져온 피를 나눠준다. 우리는 서로 물어뜯고 빼앗고 혐오하고 질투하며 산다. 과연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것들인가. 우리는 서로 나누고 배려하는 문화를 퍼뜨릴 수 있는 존재이다. 흡혈박쥐처럼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들을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진정할 승리자의 길이 아닐까?
P. 481 - 세상 전체가, 멀거나 가까운 표현형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을 잇는 인과의 화살로 가득 차 있는 셈이다.
유전자의 확장형이 있다. 이 개념을 잠깐 설명하자면 이렇다. 비버의 집이나 뻐꾸기의 탁란은 유전자의 확장형이라 할 수 있다. 비버의 집을 만들고자 하는 유전자가 다른 곳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뻐꾸기의 탁란이 다른 종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듯이 말이다.
결국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세상 전체에 걸쳐 인간은 유전자를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세상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로 인해 세상은 변화한다. 그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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