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입니다. 읽지는 않으셨더라도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굉장히 유명한 책이고 영화로도 나왔으니까요. 아마 영화로 접하신 분들이 더 많을 것이란 생각도 드네요. 영화를 생각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술잔을 들고 있는 장면이 아마 가장 유명한 장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총 3작품이 나왔는데 하나는 디카프리오 주연의 2013년 작품이 있고, 1926년에 무성영화, 1974년 작품까지 있습니다. 그만큼 굉장히 유명한 작품입니다. 3작품을 전부 다 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로 감상하시려면 1974년도 작품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책과 비슷하게 나온 듯 합니다. 원작을 먼저 읽어 보시는 걸 추천하되 정 읽기 싫으시면 영화는 74년도 작품으로 추천드립니다.

당시 시대상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상은 다음과 같다. 1920년대 미국은 재즈 시대, 광란의 20년대라고도 불리는 시기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1918년에 끝나고 미국은 유럽보다 빨리 경제가 회복되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의 중심국가로 떠오르게 된다. 당시 미국에서는 자신감과 낙관주의가 퍼졌고 물질적 풍요가 곧 성공으로 여겨졌다. 마치 지금의 한국처럼...
1920년부터 금주법이 시행되었는데 술의 제조, 판매, 유통이 금지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술 소비는 줄지 않았고 오히려 밀주와 불법 주류 거래가 성행하게 된다. 개츠비는 바로 이 밀주업을 통해 자신의 부를 불리게 된다.

개츠비의 유일한 친구, 닉 캐러웨이
닉 캐러웨이는 이 책의 서술자이자 개츠비의 유일한 친구이다. 처음부터 친구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미국 경제의 최대 호황기에 꿈을 꾸고 젊은 부자들이 있는 동네에 작은 월세방을 구해 살기로 하고 이사를 온 것이다. 옆집은 주말마다 아주 성대한 파티를 열었고 초대를 받지 않은 자들도 그냥 가서 파티를 즐겼다. 그 집을 주인이 바로 개츠비다.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 진정 개츠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무성한 소문만이 돌 뿐,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 개츠비에게 캐러웨이는 어쩌면 유일한 친구가 된다. 어떻게 그렇게 될 수 있었을까?
닉은 어릴 때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 시절에는 항상 그에게 고민상담 등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절하는 법을 잘 모르고 결정을 잘 못하는 그런 성격으로 보였다.

위대한(?) 개츠비
책의 제목은 <위대한 개츠비>이다. 영어로 하면 <The Great Gatsby>이다. 과연 개츠비는 정말로 위대했을까? 이 책의 서술자가 닉 캐러웨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 그러니 닉의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간 것이다. 적어도 닉만큼은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 어떤 등장인물도 그를 위대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는 밀주업을 통해 엄청난 부를 불렸으며 어쩌면 사람들은 그런 부에 이끌려 그를 숭배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라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가 되살아난다. 독자로써, 제3자로써 봤을 때 전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는 그저 사랑꾼이었을 뿐이다.

백인우월주의자 톰
톰은 닉과 대학교 동창이다. 그렇게 친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육촌인 데이지와 결혼한 톰은 닉과 교류를 많이 했다. 톰은 부잣집 가문에서 태어나 지금도 부자이다. 굉장히 돈을 아낌없이 썼으며 여러가지 사고를 많이 친 것으로 나온다. 시카고에 살고 있던 톰 부부는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이사를 오게 되는데 그곳이 닉이 살고 있는 곳 반대편에 있는 이스트에그였다.(이스트에그는 실제 있던 동네가 아니다. 반대로 웨스트에그도 마찬가지이다.)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치스럽게 지내며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시내에 있는 차 정비소의 주인인 윌슨의 아내를 불륜녀로 두고 있었으며 백인우월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물질주의자 데이지
나는 그녀를 물질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무엇인가 그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물질적인 모습을 내비치는 듯 했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때는 그랬다. 그녀는 개츠비의 애인이었다. 5년 전에 아주 뜨겁게 사랑했었다. 하지만 전쟁에 참여한 개츠비는 전쟁이 끝나고 지정된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서 데이지에게 연락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그 사이에 사교파티에서 톰을 만나게 되었고 결혼하게 된다. 결혼식이 울리기 전 개츠비는 돈을 벌어 오겠다고 기달려 달라는 개츠비의 편지를 읽고 결혼을 파토내려 했지만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 저지당하면서 그렇게 개츠비를 잊고 지내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닉을 통해서 개츠비를 다시 만나게 되며 다시 개츠비에게 빠지게 되는데 이 때의 장면이 내 눈엔 그녀가 물질주의자로 보이게 했다. 만약 개츠비가 부자가 아니었다면 그녀가 개츠비에게 다시 사랑을 느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츠비의 순애
개츠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데이지를 사랑했다. 다른 여자는 보지 않고 오직 데이지를 위한 부를 쌓았다. 그러니 사실 개츠비는 밀주업을 한 것 외에는 잘못한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그녀를 다시 얻기 위한 그의 순애는 지금의 사랑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심지어 그는 그녀의 잘못을 덮고 자신이 전부 책임지려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내편
개츠비는 결국 죽게 된다. 그런데 그의 장례식에 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닉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데이지조차 그곳에 오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개츠비의 진정한 편은 닉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닉이 진정한 개츠비의 편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개츠비에게 사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그렇게 했다면 개츠비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을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닉이 개츠비의 진정한 편인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닉 캐러웨이가 아버지에게 들은 말이다. 우리는 타인을 쉽게 비판할 때가 많다. 누군가를 비판하려는 마음을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 다르기에 함부로 비판해서는 안된다. 내가 지금 일반족으로 보았을 때 '정상적' 이라면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보다 운이 좋았기에 가능했던 것들을 너무 쉽게 치부한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그 사람이 그럴 수 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개츠비의 본명과 그의 가치관
개츠비는 그가 스스로 꾸며낸 가면이다. 제임스 개츠. 그것이 그의 본명이었고 가난했던 가정을 뒤로 하고 자신만의 가면. 개츠비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가 가면을 쓰고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으로 살아왔다. 가면을 쓴 그의 모습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정도로 살아 왔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나의 진짜 모습을 숨긴 채.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개츠비는 그 가면에 충실했다. 그러면 그것이 진짜인가? 한 사람이 평생 가면을 쓰고 산다면, 심지어 가족에게 까지. 그렇다면 그것은 진짜인가? 우리도 개츠비와 같이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진짜 나와 가면을 쓴 나 사이에 괴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가 평소에 가면 뒤에 살다가 가면을 벗는 그 순간은 언제인가?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인가?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아가씨와 입을 맞추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꿈을 그녀의 덧없는 숨결과 영원히 결합시키면, 그의 마음은 신의 마음처럼 다시는 뛰지 않으리라는 것을.
가면을 쓴 개츠비는 신의 가면을 썼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그는 관대했다. 밀주라는 불법을 저질렀지만 그 또한 데이지를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데이지는 이미 결혼을 한 몸이다. 그녀도 분명 개츠비를 사랑했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그것은 분명 불륜이었다. 톰이 불륜을 저지르는 것과는 별개였다. 개츠비는 결국 그녀와 키스를 하며 그 '선'을 넘고 만다. 그 선을 넘음으로써 자신의 신의 가면을 벗는 것은 그가 생각하는 그 어떤 도덕관념에서 벗어나는 행위였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자신의 가면을 벗어던지게 하는 그런 사람이 있는가?

"누구에게든, 죽은 뒤가 아니라 살아 있을 때 우정을 보여주는 법을 배우도록 합시다."
개츠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밀주업을 도운 울프심이 장례식에 오지 않자 닉이 찾아간 후 대화에서 나오는 장면이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그러니 죽을 때만 되면 자꾸 후회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병상에 누워 죽어가는 자들은 늘 후회한다고 한다. '좀 더 놀걸', '좀 더 사랑할걸', '좀 더 잘해줄 걸' 등 의 후회 말이다. 죽으면 이제 모든게 끝이다. 죽기 전 후회할 일들을 최대한 없애자. 죽을 때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
마치며...
개츠비는 위대했는가? 라는 질문에 나의 대답은 YES입니다. 다만 인간이기에 완벽하진 않습니다. 그는 불법을 저지르고 사랑을 위해 과거에 갇혀 살며 불륜까지 저지릅니다. 매주 파티를 여는 이유도 결국은 데이지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사치는 오로지 데이지를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니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거 어떤 잘못을 하고 어떤 행위를 했건 그 의도는 위대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은 그런 것입니다. 어떻게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죽기 전까지 그녀만을 기다릴 수 있을까요? 저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개츠비가 위대한 것은 오로지 닉의 입장에서였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이유에서 닉이 위대했다고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다만 닉도 개츠비에게 어떤 연민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연민과 사랑, 인간의 모순과 정직함, 물질만능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비판.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책이었습니다. 항상 유명한 소설이나 고전들을 읽어야지만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상 최악의 전염병 (1) | 2025.10.15 |
|---|---|
| 내가 너의 동심을 지켜줄게 (0) | 2025.09.24 |
| 유도 소녀와 마음을 듣는 소년 (0) | 2025.09.12 |
| 피를 파는 남자 (0) | 2025.09.10 |
| 인생을 걸어볼 만한 최고의 코치 (3) | 2025.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