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내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도서관에서 하는 모임에 불의의 사고가 있었다. 회원 간의 감정이 격해져 싸우게 되었는데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선뜻 나서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 좀 더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100%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생각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됬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미 많은 일들을 통해 겪고 깨달은 것이었다. 싸움이라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성공할 때 혼자서는 성공을 못 하듯 싸움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혼자서는 싸울 수 없다. 바로 이런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람을 볼 때 그런 시선으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보였고 불화가 계속해서 생기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섣불리 나설 수가 없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또다른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는 없을까?
2. 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오랜만은 아니지만 동생의 얼굴을 예기치 못한 상황에 보게 되었다. 아빠의 일을 도우려 모임이 끝나고 이동 중이었다. 버스를 이용해서 가고 있었는데 거기서 동생을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내릴 때 알았다. 미술학원에 아르바이트를 가던 중이었다고 했다. 정말 놀랍고 반가웠다. 어제 본 사이도 예기치 못한 만남은 반가운 법인 것 같다. 아무리 동생이라도 그것은 반가운 일이고 감사한 일이었다.
3. 저녁 산책길에 감사한다.
일이 너무 늦게 끝났다. 사실 일한 시간은 많이 안되지만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 서울에 가야했는데 퇴근시간하고 겹치다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진 것이다. 돌아올 때도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예상시간보다 20분이나 더 소모해서 집에 도착했다. 일은 힘들지 않았지만 너무 지쳤다. 이동시간이 길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무래도 이대로 하루를 끝낼 수는 없었다. 치킨과 맥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은 진리다.. 치킨과 맥주를 포장해 와서 집에서 야무지게 먹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뻔 했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저녁 산책길을 나서기로 했다. 한참을 걸었다. 40분 정도를 걷고 나니 한결 나아진 느낌이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나갔는데 조금 추웠다. 걷다보니 나아지긴 했다. 오랜만에 나가는 저녁 산책길인데 굉장히 운치있고 좋았다. 약간은 쌀쌀한 밤공기과 고요한 공기, 조용히 흐르는 냇물, 밤을 밝혀주는 가로등, 조용히 노래하는 개구리와 풀벌레들, 옅게 깔린 안개, 풀내음들이 나를 반겨 주었다. 그것은 정말로 참한 것이었다. 정말로 좋고 참하게 나의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